<<예술로GREEN전주 아카이빙 전시 '완벽한 순환'>>
자연은 완벽하게 순환한다. 수 억 년 아니 더 오랜 알 수 없는 시간 동안 우주와 지구는 살아 있듯 끊임없이 변화하며 순환해왔다. 그러나 자연의 순조로운 순환에 인류가 끼어 들었고 인간은 완벽한 순환에 실패한다. 우리는 자연과 환경에 대한 어떤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과연 우리의 행동은 환경에 도움이 될까? 많은 고민과 회의감이 반복되지만 ‘완벽한 순환’ 참여 작가들은 자연에 대한 각자의 태도를 온몸을 통해 작품으로 보여준다. 다만 인간이 스스로의 활동과 행위를 통해 자연과 환경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은 결국 거대한 자연에 맞서는 오만함이라는 결론에 이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움직이고 작은 변화를 만들기 위해 시도하고 걷고, 숨을 참고 몸을 움직인다. 노력하는 것, 노력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 그것만이 우리가, 예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도가 아닐까? 그렇기에 참여 작가들의 작품은 결과물을 만들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 행동하는 수행적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환경위기는 인간의 완벽한 순환 만들기의 실패에서 비롯된다. 즉, 인간이 자연의 순환을 방해한 결과다. 자연을 생산수단으로 사용하는 현재의 자본주의는 자연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위해를 가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현재 인간들은 자본주의를 포기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애초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 우리는 ‘완벽한 소비’의 개념을 상상했다. 지금의 이 시스템을 포기할 수 없다면 우리가 만들고 사는 모든 상품들, 결과물들을 완벽하게 소비해 순환한다면 다시금 ‘완벽한 순환’에 끼어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 끊임없이 순환하는 삶속에서 이 순환의 이유를 깨닫고 열반에 드는 불교의 교리는 이 ‘완벽한 순환’을 깨닫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현실을 깨닫는 것,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커다란 바퀴처럼 굴러가는 자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어쩌면 대전환을 맞아 지구의 ‘완벽한 순환’에 휩쓸려 버릴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완벽한 순환’을 꿈꾼다.